08 그리스. 터키/┏ 그리스(完)

피레우스 항구에서 낙소스와 이오스를 거쳐 산토리니까지...

ⓡanee(라니) 2008. 9. 12. 22:25

 

2008.08.02 (토)~ 2008.08.03(일)

 

 

 

 

From Athens to Santorini

-아테네 피레우스 항구에서 산토리니까지-

 

 

 

야호~ 드디 아테네를 벗어나 산토리니 출발이다.

 " 룰루랄라...   좋아좋아. " 

산토리니에 대한 나의 로망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거야.  

 

하지만 조금은 걱정이 돼.

러시아를 포기하고 널 선택했는데 실망하게 될까봐 말이야.

' 설마 실망시키진 않을거지?'

 

 

 

 

  

 

 

산토리니로 가려면 아테네 항구인 피레우스에서 페리를 타야하기 때문에

메트로 1호선을 타고 피레우스 항구로 향한다.

 

 

 

 

 

 

피레우스 항구 근처의 교회  

 

 

오모니아 역에서 피레우스 역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0분 정도.

피레우스 역은 마치 유럽의 어느 기차역을 연상케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피레우스 역을 나오면 건너편에 바로 피레우스 항구가 있는데 산토리니행 페리는 피레우스역이 있는 입구쪽에서 왼편 안쪽

으로 좀 걸어들어가야 하므로 5~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사고 발생...

밤이고 거리가 꽤 복잡했던 탓에 뒤쪽에서 걷던 일행 중 몇명이 선두를 놓쳐 실종돼 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10여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실종됐던 일행들은 나타났지만 이번엔 그들을 찾으러 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 거다.

얼마 후 그들도 돌아오긴 했지만 그 순간  우리 여행 선생님, 맘 좀 조렸겠지? ㅎㅎ  

작은 사고는 있었지만 우리는 무사히 산토리니행 페리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피레우스- 티라(산토리니의 정식 명칭) 간의 페리 티켓

23시 출발, 요금은 41유로.

 

우리 일행은 가장 저렴한 데크를 이용하려고 했었지만

무엇 때문에 착오가 생겼는지 예약이 제대로 되지 않아 41유로짜리 티켓을 구입했다.

 생각지 못한 돈이 또 새나가게 생겼구나 걱정했는데 이 차액은 여행사에서 책임을 진 것 같아 다행.

 

우리는 <친구투어>를 이용해 단체 배낭 여행 중인데

<친구투어>는 기존의 여행사들과는 좀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는 단체배낭 전문 여행사기 때문에

단순히 <여행사>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 맞지 않는 것 같고 그들의 표현대로 <배낭여행 학교>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럭셔리한 여행을 추구하지 않고 약간의 고생도 감수할 맘이 있다면 이용해 볼만하다고 추천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상업적인 느낌이 덜 나서 좋았다.

  

 

 

 

 

승선하고 얼마동안은 스넥바의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지만 야간 이동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저마다 챙겨온 담요나 침낭을 스넥바의 바닥에 깔고 잠을 청하기 시작한다.

여권과 돈이 든 가방을 끌어안고...

몇몇은 앉은채로 수다를 떨며 밤을 보낼 태세다.

 

 

 

 

 

중간에 몇번이나 잠을 깼을까.

잠깐 잠깐 잠에 빠져들었다 깨났다 하는 사이 낡이 밝았다.

방송에서 뭐라뭐라 안내 방송을 하는데 <낙소스>라는 말 하나가 귀에 꽂힌다.

'낙소스 섬이라는 거지?'

잽싸게 갑판으로 나가 본다.

 

 

 

 

 

 

 

'우리도 자칫 저 신세가 될 뻔 했었던 거지?'

'히야~ 무지 추웠을 것 같은데 아직도 깨지 않고 잘도 자네.'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이여. '

 

 

 

 

'여긴 더 하군.'

보기만 해도 으실으실

 

 

 

 

 

'아침 햇살 좀 봐.'

' 아~ 상쾌해. 이런 기분 얼마만이더라.'

 

 

 

 

 

뱃머리 쪽으로 좀 더 가까이 가보자.

 

 

 

 

 

'모두 산토리니까지 갈 줄 알았는데 이 곳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 걸.'

햇살, 바람,  그리고 흰색의 건물들...

가슴이 요동친다.

'그래 이 곳으로 여행 온 보람이 있어.'

 

 

 

 

 

이 사람들도 나처럼 햇살을, 바람을, 그리고 흰 벽의 건물들을 감동으로 느끼고 있을까..

 

 

 

 

 

저것도 어느 신전의 일부겠지?

' 여기도 그리스는 그리스구나. '

아테네와는 전혀 다른 느낌 때문에 잠시 깜빡할 뻔 했다.

여기도 그리스라는사실을...

 

 

 

 

 

배가 낙소스 섬을 떠난 후 다시 스넥바로 되돌아 가는 중.

나올 때는 이 곳도 침낭 천지였는데 어느새 말끔히 치워져 있다. 

 

 

 

 

 

딸과 함께 즉석 미역국과 햇반 하나로 아침을 해결하고 후식으로 고추장 바른 당근까지 꿀꺽...꿀맛이다. 

 

 

 

 

 

 

 

 

또 다시 안내 방송...

이번엔 이오스 섬이란다.

 

 

 

 

갑판 위엔 점점 더 구경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고 나는 그 사람들을 구경하고...

 

 

 

 

배가 멈췄다.

 

 

 

 

낙소스보다는 약간 작아 보이는 섬이지만 이 곳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낙소스에서는 타는 사람보다 내리는 사람이 더 많았는데 이 섬에선 내리는 사람보다는 타는 사람이 더 많다.

그리스의 섬들을 여행하는 사람들인가 보다.

 

 

 

 

 화장실에서 겨우 세수만 한 얼굴에 부시시한 머리를 하고 증명 사진을 찍다니...

 

 

 

 

 

 

 

 

 

 

 

 

배는 다시 이오스를 떠나 우리의 목적지인 티라(산토리니)로 향한다.

 

 

 

 

지금 시각은 오전 10시경...

아직은 수영하기에 이른 시각인지 해변의 파라솔이 거의 비어 있다.

 

 

 

 

 

앙증 맞은 하얀 교회...

 

 

 

 

그리고 에메랄드 빛깔(?)의  바닷빛에 다시 가슴이 들뜨기 시작...

 

 

 

 

내가 좋아하는 음악까지 함께 하니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오스를 떠난지 한시간 정도가 흘렀을 무렵 일행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창 밖에 산토리니가 보여."

"어디 어디..."

 

산토리니에 거의 왔음을 확인한 우리는 모두 갑판으로 출동.

모두들 좋아서 입이 벌어져 있다.

 

저기가 <이아 마을> 맞지?

가슴이 두방망이질 친다.

 

 

 

 

 

" 나는 섬을 찍으려고 한 거라구요. "

 

 

 

배에서 내려 산토리니에 발을 내딛는 순간 너무 좋아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자그마치 13시간이나 함께 했던 우리가 타고 온 페리...

 

 

 

 

숙소까지 가려면 이 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우리가 묵을 <빌라 아가피>의 주인 아저씨가 우리를 픽업하러 오기로 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이 사람들도 아마 픽업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다른 숙소에서 픽업하러 오겠지만. 

 

 

 

 

 

 

 

 

유쾌한 성격의 주인 아저씨의 승합차를 타고 우리는 숙소로 신나게 고고씽~

 

 

 

 

 

절벽 아래로 푸른 에게해가 보인다.

 

 

 

 

 

 

저 섬은 볼케이노라고 했던 것 같은데... 

 

 

 

 

우리가 하룻밤 묵을 숙소인 빌라 아가피에 가까워졌다.

피라 마을은 우리가 묵을 숙소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더 가야 있고.

 

12시간이나 배를 타고 와서 겨우 하룻밤이라니...

못해도 두 밤은 자야 하는 건데.

이 여행은 15일 일정이 아니라 16일 내지는 17일 일정이어야 했던 거다. 

 

 

 

 

 

빌라 아가피에 도착.

<아가피>는 주인 아주머니의 이름으로 아주머니의 이름을 따서 빌라 아가피라 부른단다.

빨간 바지 입으신 분이 주인 아주머니이고  빨간 티셔츠의 사나이는 우리의 여행 선생님이다.

아마도 우리들의 방 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의논 중이지 싶다.

숙소가 바뀔 때마다 몇인용 방인지가 매번 바뀌니까 같이 방을 쓸 사람도 매번 체인지.

 

 

 

 

 

나와 딸을 포함해 5명이 함께 함께 쓰도록 방을 배정 받았다.

방값은 1인당 25유로.

산토리니의 유명세에 비하면 괜찮은 요금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우리네 콘도처럼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리 도구도 갖추어져 있어 맘에 든다.  

 

 

 

 

 

수영장도 쓸 수 있지만 수영복을 준비해오지 않는 나와 딸에겐 그림의 떡이다.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는 대신 사진이나 찍어두자고...

 

 

 

 

 

 

 

 

 

☞ 다음편엔 까마리 비치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