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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월악산 산행기

ⓡanee(라니) 2014. 1. 30. 03:22

2014.01.25

 

 

악~소리 날 뻔 했던 월악산 산행

 

 

 

어느새 열번을 넘어 라니의 열한번째 산행기네요.

라니의 열한번째 산행지는 악~소리가 절로 날뻔 했던 월악산이랍니다. 

비 맞으며 하는 월악산 산행...

함께 떠나 보실까요?  

 

오후 1시가 거의 다 돼서야 도착한 덕주사 앞 등산로입니다.

하늘은 흐려 있었지만 집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비가 오지 않았었는데 차에서 내리고 보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더군요.

영봉까지 6.3km라는 안내판을 보는 순간 내색은 안했지만 '나 오늘 죽었구나' 싶었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또 한오기 하는지라 '까짓거 해보는거지 뭐'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구요.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날씨도 안좋고 영봉을 오르기엔 너무 늦었다고 만류했지만

우리는 결국 영봉으로의 산행을 감행하기로 합니다.

 

 

 

 

앞장 서는 짝꿍.

제 도시락 보따리까지 들고 가느라 고생이 많네요.ㅋㅋ 

 

 

 

 

얼마간을 걸은 후에 나타난 이정표를 다시 확인해 봅니다.

헐~~그런데 이게 뭔 조화 속인지 영봉까지의 거리가 줄어든 게 아니라 늘어나 있네요.

영봉까지 6.8km랍니다.

그래도 가던길을 가야지 어쩌겠나요. ㅜㅜ

 

 

 

 

월악산국립공원 안내도 앞에서 산행코스를 확인하는 짝꿍.

 

 

 

 

좀 더 보기 쉽게 그려져 있는 탐방로 안내도예요.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산행은 라니의 산행 중 처음으로 정상을 밟지 못한 산행이었답니다. 

영봉을 약 1.5km 정도 남겨놓은 송계삼거리에서 되돌아서야만 했던 심경을 아실런지요.

조금만 더 일찍 산행을 시작했더라면,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하는 아쉬움을 지금도 떨쳐 낼 수가 없네요.    

 

 

 

 

월악산 영봉을 가는 대표적인 탐방로 입구인 덕주자연관찰로랍니다. 

 

 

 

 

자연관찰로를 걷다 만난 수경대 앞에서 수경대에 관한 설명글을 읽고 있는 짝꿍도 담아보고...

 

 

 

 

수경대도 담아봅니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물 속이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군요. 

 

 

 

 

사람들의 왕래가 적어 빙판길이 된 길도 조심조심 걸어봅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의 그림자조차 볼 수가 없네요.

 

 

 

 

동문 앞에서 학소대를 담고 있는 라니입니다.

 

<photo by 시라칸스>

 

 

요것이 바로 라니가 담은 학소대 사진인데 학소대를 전혀 살리지 못한 사진을 찍고 말았네요. 

좀 더 윗부분을 담았거나 광각렌즈로 담았으면 조금이나마 볼만했을지도 모르는데 많이 아쉽군요.ㅜㅜ

 

 

 

 

귀차니즘으로 학소대에 관한 설명은 생략하고 대신 학소대에 관해 설명해 놓은 안내판을 올려 봅니다. ~ㅋㅋ

 

 

 

 

앞장서고 있는 라니가 덕주산성과 동문 사이를 통과하고 있는 짝꿍을 담아 봅니다. 

라니의 눈에는 '최고야~'하며 치켜 세운 엄지손가락으로만 보이는 이 커다란 바위가 어쩌면 남근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덕주사 앞에 덕주사연혁을 설명해 놓은 안내판이 있는데 그 안내판에 

절 입구에 있는 남근석을 보면 이곳이 남아선호 신앙이 깃들었던 원시신앙지었음을 알 수 있다는 글귀가 있거든요.

 

 

덕주산성, 남근석, 동문

 

 

 

살얼음이 언 계곡의 모습과... 

 

 

 

 

촛농을 연상시키는 고드름을 담아봅니다.

 

 

 

 

마의 태자와 덕주공주의 전설이 서려 있다는 덕주사 앞에 이르렀네요.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9년(서기586년)에 월형산 월악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사찰이었으나

신라가 망한 후 경순왕의 장녀였던 덕주공주가 불교에 입문하면서

망국의 한을 달래기 위해 커다란 바위 위에 마애불을 조성한 후 덕주사로 개칭되었다 하는군요.

 

 

 

 

덕주사 앞에 잠시 멈추어 서서 덕주사와 주변의 모습들을 담아 봅니다.

원래의 덕주사는 덕주사마애불 앞에 있었는데, 1951년 한국전쟁 과정에서 군의 작전상 이유로 소각하였다 하네요.

창건 당시의 절을 상덕주사, 지금의 절을 하덕주사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걸 보면, 보이는 이 곳은 하덕주사인 듯 합니다. 

 

 

 

 

 

월악산 영봉까지 4.9km 남았다네요.

 

 

 

 

덕주사를 떠나면서 기념샷 한컷을 남겨봅니다.

 

 

 

 

 

계곡 건너의 등로로 향하기 위해 나무다리를 건넙니다. 

이끼가 감싸고 있어 초록빛으로 물든 나무도, 나무로 만든 다리도 운치가 있네요. 

 

 

 

 

얼음 사이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을 보니 문득 봄이 기다려집니다.

 

 

 

 

다리를 건너 데크 길을 앞서 걷는 짝꿍.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듯 보이는 아름다운 모습에 눈이 절로 즐겁네요. 

 

 

 

 

산행을 시작한 이후 처음 만나는 산객들인 듯 합니다.

왠지 반가운 마음이 들지만 아직까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게 익숙치 않아 그냥 지나쳐 버리는 라니입니다.

 

 

 

 

비록 바싹 마른 잎새를 붙들고 있는 나뭇가지지만 나무 다리 위로 가지를 늘어뜨린 모습이 예뻐서 담아봤네요.  

 

 

 

 

두번째 만나는 산객입니다.

우리가 오르고 있는 길이 힘든 코스란 걸 증명이라도 하 듯, 이 길을 오르는 산객은 없고 하산하는 산객만 만나게 되는군요.

물론 산을 오르기엔 늦은 시각이어서 일 수도 있겠지만요. 

 

 

 

 

월악산 영봉 일대에는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산림지대를 좋아하는 산양이 살고 있다합니다.

산양은 세계적인 희귀동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동물이기에

산양을 발견했을 때 금해야할 사항과 산양을 해했을 때의 벌칙을 적어놓아 주의를 주고 있네요.  

 

 

 

 

또 다시 만난 이정표가 영봉까지 4.4km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평탄한 길이라 그리 힘들단 생각은 들지 않네요.

 

 

 

 

땅 위로 드러난 나무 뿌리의 모습에서 힘찬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저도 저 나무들의 기를 받아 좀 더 강인해지고 싶단 생각이 드는군요.  

 

 

 

 

이 분들은 옷차림으로 볼 때 덕주사 마애불을 구경하러 오신 분들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등산객이 넘쳐나는 산은 그다지 매력이 없지만, 한적해도 너무 한적하다보니 가끔씩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반갑게 느껴지네요. 

 

 

 

 

월악산이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겨울산에서 이렇게 푸릇푸릇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싱그러운 초록을 만나니 너무나도 좋군요. 

 

 

 

 

이 풍경을 놓칠리 없는 짝꿍,

언제나 그렇 듯 신중하게 한컷을 남기는 중입니다. 

 

 

 

 

이 코스로 오르는 등산객은 우리 밖에 없었는데 한 남자분이 바람처럼 우리를 지나쳐 앞서 오르기 시작하네요.

라니만 아니었다면 짝꿍도 저 남자분보다 더 빨리 산을 오를 수 있었을텐데 싶어 미안한 맘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덕주산성에서 상덕주사를 에워싼 내성을 지납니다.

 

 

 

 

 

지금까진 별 어려움 없는 길이였는데

슬슬 오르막길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는군요.  

 

 

 

 

 

이제 영봉까지 3.4km남았답니다.

딱 반을 온 셈이군요.

문제는 거리상으로만 반일 뿐 남아 있는 길이 가파른 절벽길이기에 시간상으로는 반이 아니라는거죠.

 

 

 

 

 

 

가는 길에 지나칠 수 없는 멋진 나무가 있어

나무를 배경으로 짝꿍을 담아봅니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계단길을 오르는데 느닷없이 나타난 아이들이 후다닥 계단길을 뛰어오르며 지나쳐 갑니다.

아마도 단체로 체력 훈련을 하는 중인가 봅니다. 지칠 줄 모르는 아이들의 체력이 부러울 따름이네요.

 

 

 

 

 

덕주사 스님들이 참선하는 작은 암자랍니다.

기억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는 중인지 암자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하덕주사에서 50분 정도를 걸어올라 도착한 상덕주사입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것이 보물로 지정된 덕주사 마애불(마애여래입상)이구요.

 

 

 

 

 

높이가 13m에 이르는 덕주사 마애불은 우리나라 마애불 중에서도 가장 큰 축에 해당하는 작품이라네요. 

 

 

 

 

마애불의 역사를 설명해 놓은 안내판인데...

 

 

 

 

안내판의 설명글만 확대해서 올려 볼게요.  

 

 

 

상덕주사에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 봅니다.

탁트인 조망에 가슴 속이 뚫리는 듯 하군요. 

 

 

 

 

이제부턴 정말 고생길 시작이네요.

 

 

 

 

올라가는 길에 눈에 띄는 고사목이 있어 담아 봅니다.

번개라도 맞은 걸까요.

빗줄기가 굵어져서 우산을 쓰고 산행 중인데 필히 조심해야겠는걸요. ^^

 

 

 

 

절벽마다 어김 없이 나타나는 철계단입니다.

두 세개 나타나다 말 줄 알았던 철계단을 수없이 오르려니 마치 모래주머니라도 단 듯 다리가 점점 무거워집니다. 

 

 

 

 

우산을 들고 산행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하다보니 땀으로 범벅된 몸에 빗물까지 스며들고

주변은 온통 운무에 휩싸여 산행이 점점 더 쉽지 않네요.  

 

 

 

 

 

한참을 올라 평평한 곳에 이르러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시각이 벌써 3시 반을 넘어서고 있군요.

 

 

 

 

빗물을 양념으로 섞어가며 먹는 점심이지만 그래도 꿀맛이었답니다. 

 

<photo by 시라칸스>

 

 

 

점심을 먹고 당연히 산행을 계속 진행할거라 생각했는데 짝꿍이 하산하자 하는군요.

해 떨어질 시각이 가까워오는데다 빗방울의 크기도 점점 더 커지고 길도 험해서 그리 결정한 듯 합니다.

1.5km 정도만 더 오르면 정상인 영봉이기에 아쉬운 맘도 컸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춤을 추고 싶었나 봅니다.

솔직히 다리도 너무 아프고 많이 힘들었거든요.   

 

<photo by 시라칸스>

 



짝꿍이 건네준 등산복을 덧입고 굵은 빗줄기에도 깡총거리며 신나게 하산 중인 라니의 뒷모습이랍니다. 

 

 

 

 

짝꿍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계속 하산 중입니다.

 

 

 

 

 

 

소망을 담은 작은 돌탑들을 담고 있는 짝꿍.

 

 

 

 

 

정말 겨울산처럼 보이지 않는 예쁜 산길입니다.

 

 

 

 

 

하산길인데도 이렇게 많이 올라었나 싶게 한참을 걸어 내려오다보니 

비록 정상은 못밟았어도 거기까지 올랐던 제 자신이 기특하게 여겨지네요.   

 

 

 

산에서 내려와 지금까지 올랐던 산을 되돌아 봅니다.

다음엔 반드시 정상을 밟겠단 맘을 다지면서 말이죠. 

 

 

 

 

해가 저물고 조명이 불을 밝히기 시작합니다.

 

 

처음으로 경험한 우중산행,

당연히 힘들었지만

첫경험이기에 잊을 수 없을 것 같고

겨울같지 않은 월악산의 아름다운 산길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