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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칠갑산

ⓡanee(라니) 2014. 2. 17. 13:16

 

2014.02.02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칠갑산 산행

 

 

 

천장호 출렁다리와 안녕을 고한 후 본격적으로 칠갑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산세가 거칠고 험준하며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아 울창한 숲을 그대로 간직한 산이라는 칠갑산...

하지만 겨울이다보니 얼마나 울창한 숲인지는 사실 가늠이 안되네요. 

 

 

 

 

비는 뿌려대고,

눈에 보이는 모습도 좀 삭막하게 느껴지고,

북적대던 사람들조차 산행을 시작하면서부터 그림자도 발견할 수 없게 사라져버리니

기분이 가라 앉으며 한걸음 한걸음이 좀 무겁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아님 컨디션 탓일까요?? 

 

 

 

 

지금은 이렇게 삭막해 보여도 야생 벚나무와 진달래가 밀집되어 있는 산이라

4~5월이 되면 그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룬다고 하니 그때쯤 다시 와보고 싶기도 합니다.

하긴 그 때쯤이면 왠만한 산들이 다 예쁠 때라 다른 산 찾아다니기에도 바쁠테지요.    

 

 

 

 

이정표가 청양군의 대표 농산물인 고추 모양으로 되어있네요.

눈에도 잘 띄고 지금까지 보아왔던 이정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 굿~ 아이디어란 생각이 듭니다.

정상까지는 3.2km 남았다네요. 

이제 겨우 400m 올라온 셈입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어느 순간 바닥에 깔아놓은 가마니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실 처음엔 가마니인 줄도 몰랐지만요.

얼마나 관찰력인 부족한 라니인지... 첨엔 가마니를 깔아놓은 걸 눈치 채지 못하고 풀이 참 희안하게 나있구나 했더랍니다.ㅋㅋ

가마니가 충격을 흡수해 주기 때문인지 발의 피로가 덜어지는 것 같네요.

 

 

 

 

계속해서 비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보니

사진 찍을게 별로 없어서 조금만 모양이 다른 가지가 있어도 이렇게

사진으로 남기게 되는군요.

 

 

 

 

이것도 마찬가지 사진이랍니다.

찍을게 없나 두리번 거리다 발견된...

 

 

 

 

보기엔 그리 가파른 산 같지 않은데 이상하게 숨이 차오릅니다.

출렁다리를 건널 때만 해도 신나서 컨디션이 안좋단 생각을 못했는데 아무래도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나 봅니다. 

 

 

 

 

숨은 많이 찼지만 걸음을 거의 쉬지 않은 덕분에 뒤쳐지지 않고 정상에 거의 가까워졌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될 듯 하네요.

 

 

 

 

언덕 위로 정상석이 보입니다.

오늘따라 정상석이 유난히 반갑군요. 

 

 

 

 

 

마지막 힘을 내서 영차 영차!!

 

 

 

 

드디어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헬기장이 있는 상당히 넓은 정상입니다.

 

 

 

 

장곡리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구요...

 

 

 

 

칠갑산의 유래를 설명해 놓은 안내판이로군요.

우리 겨레는 예로부터 하늘과 산악을 숭배하여 왔는데

백제시대에는 칠갑산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으로 성스럽게 여겨 제천의식을 행하였고  

그래서 산 이름을 만물생성의 7대 근원인 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始源) 七甲山이라 경칭하여 왔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지형적으로 볼 때 일곱 장수가 나올 甲자형의 일곱 명당이 있어 칠갑산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정상 한 쪽으로 제단도 보이는군요.

 

 

 

 

부자지간에 산정상을 정복한 후 한 곳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뒷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와 담아봅니다.

이런 곳에서라면 평소 마음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조차도 맘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산길을 결정해야할 시간입니다.

장곡사 쪽보다는 칠갑광장 쪽으로 내려가는게 볼거리도 있으면서 시간도 절약될 듯하여 칠갑광장 쪽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물론 차가 주차되어 있는 출렁다리쪽으로 원점회귀 하는 방법이 가장 편할 수는 있으나

같은 길을 걷는 것은 아무래도 재미가 떨어지기에 좀 불편하더라도 원점회귀 대신 다른 길을 선택하여 하산하기로 합니다.   

 

 

 

 

하산길의 시작부분은 이렇게 계단으로 되어있습니다.

계단을 부지런히 내려가는 라니를 칸스님이 담아 주셨고....

 

 

 

 

라니는 칠갑광장쪽에서 산 정상을 향해 계단을 오르고 있는 산객들을 담아 봅니다.

출렁다리쪽에서 오를 때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이쪽 코스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어 잠시 갸우뚱 했답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아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더군요.

 

 

 

 

계단을 다 내려오니 길이 산길치곤 길이 참 평탄합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솔바람길이랍니다.

이름을 정말 잘 지은 듯 하죠?

이름만 들어도 걷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자비정이라는 정자가 하나 보입니다.

아직 점심 전이라 자비정에서 약간의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머물기로 합니다.

 

 

 

 

자비정은 1998년에 준공된 정자로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정자가 육각정이나 팔각정인 것에 비해 자비정은 칠각정이란 점입니다. 

한마디로 칠갑산에 어울리는 정자라 할 수 있겠지요. 사발면 한그릇을 나눠먹고 다시 하산을 시작합니다.

 

 

 

 

 

하산길은 등산로라기보단  그야말로  산책길이로군요.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수월한 길이라 옷차림부터가 대부분 등산객 차림이 아니네요.

 

 

 

 

칠갑광장까지 1.4km남았으니 꽤 걸어왔습니다.

 

 

 

 

넓게 다져진 길에 가로등까지 설치되어 있으니 밤이 돼도 전혀 끄떡 없겠네요.

 

 

 

 

하산길에 만난 칠갑산 천문대랍니다.

 

 

 

 

이곳도 1박2일에 등장했던 장소라 촬영된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놓았군요.

청양편에서 출렁다리는 생각 안나도 천문대 촬영 장면은 어렴풋이 생각나는데  와보기 전의 내용이라 기억이 또렷하지가 않네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휴관일이랍니다.

매주 일요일과 추설연휴에 휴관한다는 거 블친님들 기억해 두시길요.

 

 

 

 

칠갑산 천문대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충혼탑이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치게 됩니다.

충혼탑은 청양군 전체 순국선열의 충혼의 뜻을 담아 세운 탑이라는군요.

사자 두 마리가 늠름한 모습으로 충혼탑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충혼탑 건립 취지문을 새겨 놓은 비석인데 비석으로 빗물이 흘러 내리는 모습이 마치 피눈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콩밭 메는 아낙네상이 여기에도 있군요.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에서  옛날 여인네들의 고달픈 삶의 느낌이 전해져 오는 듯도 합니다.

 

 

 

 

칠갑광장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이쯤에서 큰길이 나오거나 출렁다리까지 오고 가는 버스가 있을 줄 알았는데 ...

 

 

 

 

모양새를 보니 셔틀버스가 들어올만해 보이지도 않고 걸어가기도 벅찰을 것 같고...

고민 끝에 차를 물색해서 얻어 타 가보기로 합니다.  

 

 

 

칠갑광장에 있는 최익현 동상 사진을 담는 것을 끝으로 칠갑산 산행은 마치고 

이제부턴 차를 세워 놓은 곳까지 가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과정만이 남아 있군요.

 

 

 

 

고군분투한 과정까지 기록하자니 설명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기로 하고 

산아래까지 꼬불꼬불 상당히 긴 거리였는데 가던 길 멈추고 큰 길까지 편안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차를 태워주신 내외분 감사합니다. 복 받실거예요.

비탈길이어서 쌩쌩 달리느라 차를 세워주는 사람이 없던 큰 길에서 일부러 차를 세워준 청년분!

최종 목적지가 달라 끝까지 얻어타지는 못했지만 가는 곳까지 기꺼이 자리를 내 준 청년 분 고마워요.

하는 일이 모두 잘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우리 앞에 차를 세워준 고속버스 기사님!

이 경운 호의라기 보다 부업으로 돈을 벌기 위함이었겠지만

남은 2km걸어야 하나 차를 잡아타기 위해 또 노력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던 순간에 저절로 생긴일이라 고마웠답니다.

발이 많이 아파서 그 2km는 정말 걷고 싶지 않았거든요. 

 

 

칠갑산 산행은 산행뿐만 아니라 관광까지 겸한 산행이어서 더 좋았던 산행이었습니다.

짝꿍에게 다음에도 종종 이런 식의 산행을 하고 싶다는 뜻을 비추었더니 짝꿍도 그렇게 싫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앞으로의 산행은 아우래도 볼.거.리.가 좀 더 풍부한 산행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 편엔 금병산 산행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금병산 산행기에 이어 토함산 산행기도 써야 하는데...

산행기가 자꾸 밀려서 큰일입니다.ㅜㅜ 

 

 

 

다녀가신 흔적은 남기셔야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