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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양] 북한산 숨은벽으로,..

ⓡanee(라니) 2014. 11. 15. 02:18

 

 

 

                                                                                  [서울, 고양]

                            북한산 숨은벽으로... 

 

 

지난주 산행은 주왕산으로 다녀왔지만 몸이 아파서 산행다운 산행도 못하고 잔뜩 기대를 품었던 단풍도 거의 다 떨어져서 사진도

그저 그렇기에 주왕산 산행기는 쓰지 않기로 하고 대신 2주 전에 다녀온 북한산 산행기를 써 봅니다.

몸도 아프고 시간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정상을 밟지 못했던 탓에 북한산 산행기도 건너 뛰려고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딸 아이와 처음으로 같이한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는 걸 제가 간과 했었더군요.

비록 정상은 밟지 못했지만 딸 아이와 함께 했던 북한산 산행기...지금부터 시작해 볼게요.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밤골입구랍니다.

밤골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우리보다 먼저 산을 찾은 산객들 때문에 주차할 공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어찌 주차를 할까 걱정하고 있는데 주차하기에 적합하지 않아서 비어 있는 공간을 찾아낸 짝꿍이 묘기를 부리 듯 주차를 합니다.


 

 

 

무속인들의 연합체인 국사당을 지나고...

 

 

 

 

밤골공원 지킴터에서 탐방로 안내도를 살펴보는 우리들. 

 

 

 

 

수없이 많은 북한산 산행코스 중 오늘 우리가 계획한 산행 코스는 밤골에서 시작해서 숨은벽을 거쳐 백운대에 오르는 코스였답니다.

딸 아이한테 문제가 생겨서 안타깝게도 백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요...ㅜㅜ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까지 4.1km라는 이정표를 보고 씩씩하게 다시 출발합니다.

 

 

 

 

산책을 하 듯 편하게 걷다가...

 

 

 

 

가을 풍경이 아름다워서 기념샷 한 컷 남기고...

 

 

 

다시 갈 길을 재촉하는 우리들.

산행이란 걸 평생 처음 해 보는 딸 아이도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평탄한 길인지 순식간에 700m를 걸어왔네요.

 

 

 

 

700m지점을 지나고선 약간씩 바위길로 변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여전히 무난한 길이어서 짝꿍이 웬일로 이렇게 무난한 코스를

선택했을까 의아해 할 지경이었답니다.  

 

 

 

맛보기로 나타난 바위.

바위맛을 즐기는 라니는 신이 나기 시작합니다.

 

 

 

 

수량은 적지만 그래도 시원한 물줄기도 흐르고...

아름답네요.

 

 

 

 

씩씩하게 앞장 서서 걷는 딸 아이.

 

 

 

 

그런 딸 아이의 뒤를 라니가 따릅니다.

 

 

 

 

넓은 바위에선 즐거운 담소들이 오가고.

 

 

 

 

 

 

어느새 1.4km를 왔네요.

길이 편해 그런가 여럿이 함께 걷는 길이라 그런가 유달리 빨리 걷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한참을 걷다 잠시 쉬어 봅니다.

짝꿍이 타 준 커피 한잔을 돌아가며 나눠 마시고 한동안 숨고르기를 한 후 다시 출발~~~

 

 

 

 

점점 큰 바위들이 나타나고...

 

 

 

 

오르락 내리락도 하다가...

 

 

 

 

오름길을 만납니다.

첫 산행 중인 딸 아이에게 오름길은 쉽지 않은 듯...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에 이르러...

 

 

 

 

힘들어 하는 딸 아이를 쉬게 해줄 겸 이른 점심상을 차립니다.

아직 배가 썩 고프지 않던 때라 처음으로 모두들 밥을 남기고...다시 출발~~~

 

 

 

 

좀 쉬었던 게 그래도 도움이 되는지 힘을 내서 한걸음 한걸음 오르는 딸 아이.

 

 

 

 

드디어 숨은벽 가는 능선위로 올라서고, 백운대까지는 1.9km만을 남겨놓은 상태입니다.

 

 

 

 

계속되는 오름길에 딸아이가 많이 힘들어 했는데 능선 위로 올라섰으니 한 숨 돌릴 수 있겠네요.

 

 

 

 

바위 모습이 이색적이라 담아 봤는데 사람들이 주고 받는 말을 들어보니 남근바위라 하는 것 같네요.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 보니 저런 절경이...!!!

한번 타보고 싶은 릿지입니다.

 

 

 

 

아래쪽으로는 밤골 계곡이 짜~~잔~~

 

 

 

 

한쪽이 천길 낭떠러지인 바위를 따라 걷다가 백운대와 만경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야겠다며 삼발이를 설치하는 짝꿍!!!

 

 

 

 

짝꿍이 설치한 삼발이 덕에 이런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답니다.

배경이 정말 멋지지요!!

 

 

 

 

절경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짝꿍의 손에선 카메라가 떠나질 않네요.ㅎㅎ

 

 

 

 

산행을 시작하고 한동안은 너무 무난한 길이라, 이렇게 쉬운 산행을 해도 되는건가 했는데,

이렇게 멋지고 아슬아슬한  바위길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앞으로 가야할 길을 봐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봐도...

 

 

 

 

너무 너무 멋지단 생각이 들어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군요.

 

 

 

 

 멋진 풍경에  짝꿍의 삼발이도 쉴새 없이 바쁩니다.

 

 

 

 

드디어 숨은벽이 등장하고 숨은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 보는 우리들.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있는 암벽인 숨은벽은 

백운대와 인수봉에 가려져 숨어 있는 듯 잘 보이지 않는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군요.  

 

 

 

 

한국의 대표적인 암벽등반 대상인 인수봉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곳이기도 하구요.

 

 

 

마침 암벽을 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길래 당겨 보았습니다.

 

 

 

 

바위 틈에서 자라는 강인한 소나무.

어떻게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건지...

이런 생명체를 볼 때마다  신기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답니다. 

 

 

 

 

숨은벽을 배경으로 서 있는 딸 아이에게 사진을 찍겠다고 했더니...

 

 

 

 

이렇게 포즈를 취해 주네요.

 

 

 

 

한참 사춘기 땐 함께 여행을 가도 시크한 표정으로 제대로 포즈를 취해주는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순순히 포즈를 취해주는 걸 보니 예전에 비해 많이 어른이 된 듯 합니다.

언젠간 온전히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날도 올지 모르겠단 생각에 흐믓해네요 . 

 

 

 

 

되돌아서 한번 더 담아보는 걸어온 길.

위험한 길을 참 잘도 걸어왔네요.

무섭다고 하면서도 주춤거리지 않고 잘 걸어와 준 딸 아이가 대견합니다.

 

 

 

숨은벽은 암벽 장비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출입제한지역이라...

 

 

 

 

이렇게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아주 위험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 있는 구간이라 조심 조심 내려 가야 한답니다.

 

 

 

 

아무리 위험한 구간이 나타나도 나 혼자일 땐 겁을 내지 않는 편인데 딸 아이가 걷는걸 보고 있자니

혹시나 실수할까 싶은 마음에 종종 긴장감이 밀려 오곤 하네요. 

 

 

 

 

갈림길에 이르렀습니다.

라니는 당연히 백운대로 향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짝꿍이 백운대에 오르는 것은 다음번으로 미루고 여기서 그만 하산하자합니다.

갑자기 산행을 따라나서게 된 딸 아이에게 등산화가 있을리 만무여서 제 등산화를 빌려 신은게 화근이었던거죠.

등산화는 좀 여유가 있게 신어야 하는데 등산화가 너무 꽉 맞아서 오름길이 시작된 이후로 발이 아프다고 몇번 말했던 것이 짝꿍

마음에 걸렸었나 봅니다. 백운대까지 1.3km 남은 자점에서 되돌아서야 한다는게 너무나 아쉬웠지만 라니보다도 더 아쉬웠을 짝꿍

내린 결정이기에 아쉬움을 접고 모두 따르기로 합니다.

 

 

 

 

 

내려오는 동안도 발이 아파 힘들어 하는 딸 아이가 안스러워...

 

 

 

 

 

결국 짝꿍이 신발을 내어주고 맨발을 자청합니다.

 

 

 

공원에 만들어 놓은 지압길도 맨발로 걸으려면 고통이 심해 오래 걷지 못하건만, 울퉁불퉁 날카로운 돌길을 걷는 고통은 얼마나 심하려는지...

혹시라도 깨진 유리라도 있으면 어쩌나...내려오는 내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네요.   

 

 

 

하산길 2.8km면 그다지 먼길이라고도 할 수 없는 길인데 걱정되는 마음에 정말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답니다. 

 

 

 

 

무사히 하산 완료!!

 

 

 

 

백운대를 못오른 아쉬움은 크지만 첫 산행치고 너무나 잘 올라준 딸 아이도 고맙고, 짝꿍에겐 더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산행이었답니다.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언제가 됐든 백운대엔 꼭 오를 생각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