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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빗 속의 진달래 산행)

ⓡanee(라니) 2015. 4. 7. 01:37

 

 

꼭 일년 전, 진해 군항제를 보러 가며 간 김에 영취산 진달래 산행도 하고 오자고 부푼 마음에 길을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온 국민이 벚꽃놀이에 나섰는지 도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차량들의 행렬로 꽉 메워져

있었고 진해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이었던 탓에 영취산 진달래는 일년 후를 기약할

밖에 없었답니다. 

드디어 봄이 왔고 진달래 축제 소식에 우리는 산수유와 매화꽃 구경에 이어 일년을 기다렸던 영취산 진달래 산행에

다시 나섰습니다.    

 

 

영취산을 향해 달리는 차 속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기분이 들떠 있는 라니에게  짝꿍이 한마디 넌지시 건넵니다.

오늘 오후부터 영취산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고... 

헐!!! 일년을 기다렸는데 왜 하필...ㅠㅠ

다음주는 시간이 안돼 오늘밖에 기회가 없으니 비가 와도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비가 제발 적게 내려주길 기원하는 수 밖에...

하지만 라니보다도 더 애타는 건 분명 짝꿍일 것이기에 라니는 그런 내색조차 할 수가 없네요.  

 

 

 

오후 3시, 흥국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차를 세우고 조금 걸어 들어가서 만난 등산 안내도.

비가 많이 안오면 정상까지도 갈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비가 오는 정도에 따라 우리의 산행 진행 정도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곳이 흥국사로군요.

오전 중이라면 당연히 흥국사도 둘러볼테지만 산행을 시작하기에 이미 상당히 늦은 시간인데다 비까지 올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이곳은 그냥 지나쳐 가기로 합니다. 

 

 

 

 

 

흥국사 옆으로 난 등로를 따라 걷습니다.

 

 

 

 

길 양옆으로 돌탑들이 이어지고... 

 

 

 

 

느즈막한 시간이다보니 등산객보다는 하산객이 훨씬 더 많이 눈에 띄네요. 

 

 

 

 

3시 10분이 넘어서면서부터 한 두방을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곧 빗줄기가 되어 내리기 시작했고 우산을 들고 산행을

하려니 사진도 찍을 수가 없습니다.

20여분을 그렇게 오르다 야생화는 지나칠 수가 없기에 카메라를 들이대 보지만 카메라에 들이치는 빗줄기 때문에

다른 때와는 달리 단 한컷으로 만족해야 했네요.     

 

 

 

 

정상까지 0.7km 남았으니 2km가까이 걸었나 봅니다.

 

 

 

 

능선이 보이고...

 

 

 

능선에 올라서자 추적 추적 내리던 비가 폭우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오른편으론 시루봉이 있고 왼편으론 도솔암과 정상이 기다리고 있지만 더이상 산행을 진행할 수 없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어째야 하나!!

여기서 그냥 포기하고 내려갔다 내일 다시 오자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님 내년에 다시 오자고 해야하는 건지...

내가 비를 맞는 건 상관 없는데 카메라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라서...ㅠㅠ

 

 

 

일단은 비를 피해야겠기에 간이 매점에서 컵라면과 도토리묵 한 접시로 몸을 뎁히고 빈 속도 채우며 시간을 보내는데,

여기까지 와서 진달래를 못보고 가게될 우리 처지가 안돼 보였는지 간이 매점 주인장께서 진달래 군락지까지 차로

태워다 주시겠다고 합니다. 운무 때문에 진달래가 보일지는 장담 못하겠지만... 

꼼짝없이 진달래를 포기해야 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우리에게도 가능성이 생겼고 감사한 마음으로 주인장의 호의를

받아들여 다른 부부 한팀과 함께 진달래 군락지로 향합니다. 

 

 

 

같이 차를 타고 왔던 부부팀은 산행을 포기하고 흥국사까지 계속 차를 타고 내려갔고 우리는 할 수 있는데까지 해

보자며 이곳에서 내렸습니다.  저 계단을 올라가면 진달래 군락지로 향하는 길이라니 힘을 내봐야죠.  

 

 

 

날씨만 맑았다면 늦은 시각이라도 사람이 꽤 많았을텐데 지금 이곳엔 오로지 우리 둘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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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오르다 뒤돌아 보니 이런 광경이 펼쳐져 있네요.

잠시나마 빗줄기가 약해져서 이런 풍경이라도 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산 들고 카메라 감싸안고 엉거주춤 걸어야 함에 힘들기도 하지만 맑은 날은 볼 수 없는 운치 있는 풍경이 나름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저 언덕 너머엔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와우!!! 원더풀 ~ 뷰리풀~

포기하지 않길 정말 잘했단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입니다.

잠시나마 우리에게 이런 광경을 볼 수 있게 허락해 주신 신께도 감사하구요.

 

 

 

 

아래쪽으로 보이는 벚꽃길도 환상적일텐데 운무에 가려 제 모습이 다 보이질 않으니...ㅠㅠ

 

 

 

이쯤되면 기념촬영도 몇번은 했어야 하지만 도저히 가능치 않은 일이고...(우리들의 사진이 없는게 조금은 아쉽네요.)

 

 

 

라니가 앞서고...

 

 

 

짝꿍이 뒤따릅니다.

 

 

 

 

전망대가 조금 더 가까워졌네요.

 

 

 

 

이 아름다움을 한 컷이라도 더 담고 싶은 짝꿍의 열정!!

 

 

 

상암초등학교 방향입니다.

하늘에선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군요.

서둘러야겠습니다.

 

 

 

당겨서 담아 본 상암초등학교.

 

 

 

 

여수산단 쪽 모습.

 

 

 

좀 더 당겨서 담아봅니다.

 

 

 

빗물을 한껏 머금은 청초한 꽃잎이 예뻐서 한 컷!!!

 

 

 

떨어질락말락 하는 투명한 빗방울이 예뻐서 또 한 컷!!! 

 

 

 

 

 

진달래 터널을 뚫고 정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 보지만...

 

 

 

전망대 근처에 이르러 점점 더 심해지는 천둥과 번개, 그리고 앞을 가늠하기 힘든 운무에 하산을 결정하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정표도 제대로 없는 하산길을 감으로 40여분 내려와 돌고개주차장에 이르렀습니다.

흥국사로 차량 회수는 하러 가야하는데 오가는 차량은 없고 콜택시도 전화를 안받고...ㅠㅠ

평여119 구조대의 도움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시간을 허비해야 했을지...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전해야겠네요.

고생도 하고 영취산 진달래도 실컷 즐기진 못했지만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덕분에 영취산을 우리가 독차지할 수도 있었고 평생에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었답니다.

'짝꿍~진달래 산행은 충분히 즐기지 못했지만 가을에 영취산으로 꽃무릇 산행 한 번 더 어떨른지요 !!!'

'꽃무릇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셨으니 옆구리를 세게 찌르지는 않을게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