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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고산 윤선도의 자취를 따라 둘러본 보길도 세연정 /민가의 3대 정원 중 하나인 세연정

ⓡanee(라니) 2016. 2. 19. 09:37

 

 

보길도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세연정입니다.

세연정은 고산 윤선도(1587~1671)가 조성한 원림에 지어진 정자로 윤선도 유적지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곳이죠.  

병자호란 때 임금이 청나라에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세상을 등지고자 결심한 윤선도는 배를 타고 제주도로 향하던 중 심한 풍랑을 만나 잠시 보길도의 황원포에 상륙했다가 이곳의 수려한 산세와 맑고 깨끗한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아예 눌러 앉아 버리게 됩니다.

그의 나이 51세 때였죠.

그후 윤선도는 85세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보길도를 드나들며 13년동안 보길도에 머물렀는데 (중간 중간 귀양도 갔다 오고 벼슬길에 나가기도 했었거든요) 보길도에 머무는 동안 원림을 조성하고 곡수당낙서재, 동천석실 같은 건축물을 남겼으며, 그 유명한 '어부사시사' 40수를 비롯해 32편의 한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세연정(洗然亭)윤선도가 보길도에 지은 20여 곳의 건축물 중 유희의 공간으로 지은 건축물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죠?

도대체 얼마나 부자였길래...또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길래 20여 곳의 건축물을 남길 수 있었으며 이렇게 어마어마한 원림을 꾸밀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죠.

윤선도가 원림을 꾸미는데 아낌없는 돈을 쏟아 붓고 20여 곳에 건축물을 남길 수 있을만큼 재력이 있었던 것은 그의 백부 덕분이라 합니다.

아들이 없는 백부의 양자가 되었던 윤선도는 해남의 거부였던 백부에게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게 되었던거죠.

(그 많은 재산은 사실 윤선도의 고조부가 이룬 것으로 고조부도 해남의 갑부 딸에게 장가를 가 처가집 재산을 물려 받은 것이라 하네요.)  

 

 


 


 

1637년 윤선도가 보길도에 들어와 부용동을 발견했을 때 지은 정자인 세연정(洗然亭)!!

여기서 세연이란 "주변의 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란 뜻으로, '보길도지'에 따르면 정자의 주앙에는 세연정(洗然亭), 동쪽에는 호광루(呼光樓), 서쪽에는 동하각(同何閣), 남쪽에는 악기란(樂飢欄), 북쪽에는 칠암헌(七岩軒)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었다 합니다. 이는 윤선도가 세연정을 중심으로 사방의 경관을 달리 보았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인공 연못인 회수담(물이 빙빙 돈다고 합니다,)


 

 


 

악공들이 연주를 하거나 무희들이 군무를 출 수 있도록 쌓은 단상인 서대입니다.

동대와 대칭을 이루고 있는데 동대는 미처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 서대의 사진만 올려 봅니다. 


 

 

 

우리나라 조원 유적 중 유일한 석조보(石造洑)라는 판석보(板石洑)입니다.

일명 '굴뚝다리'라 불리우는 다리죠.

건조할 때는 돌다리 역할을 하고 우기에는 폭포가 되어 세연지가 일정한 수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판석보, 일명 굴뚝다리를 건너는 라니


 


 

 

굴뚝다리를 건너다 문득 밖을 내다보니 어부사시사라는 간판이...ㅎㅎ

 


 

계류(溪流)를 막아 조성한 계담(溪潭)세연지(洗然池)입니다.

바위와 송죽정자가 조화를 이룬 모습이 참 멋지네요.

 

 


 

 

유난히 눈에 띄는 세연지바위들!!

이 바위들은 원래 이 곳에 있던 것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 옮겨 온 것이라는데, 윤선도는 그 큰 바위마다 이름을 붙여 주었다 하네요.

크고 작은 7개의 바위(세연정 주변의 잘생긴 바위 7개를 七巖이라 불렀답니다.) 중 왼쪽의 큼지막한 바위가 사투암이고 그 옆의 바위가 혹약암인데 윤선도는 사투암에 올라 옥소대를 향하여 활을 쏘았다고 합니다.  

 

 


 

 

오전엔 독서를 하고 후학들을 가르치다가 오후가 되면 가마에 술과 음식을 담아 무희와 함께 세연정으로 향했다는 윤선도!!

병자호란 후니 백성들은 먹을 것도 부족해 허덕이는 시절이었을텐데 윤선도의 팔자가 좋긴 좋았네요.

작은 배를 띄우고 악공들의 연주 소리를 들으며 술과 음식을 즐기는,

신윤복의 풍속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한 장면을  떠올리며  세연지세연정의 경관을 한눈에 담아봅니다.

담양의 소쇄원, 영양의 서석지와 더불어 개인이 만든 조선시대 최고의 정원이라던데 나머지 두 곳도 꼭 방문하여 비교해 보고 싶군요

 


 

수령이 얼마나 오래되었을지 모를 멋진 황피느릎나무 한 그루를 세연지, 세연정과 함께 담아봤습니다.

윤선도가 이곳에서 어떻게 풍류를 즐겼는지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을 나무겠지요. 


 

 


 

 

세연정을 배경으로 한컷 담아봅니다.

 

 


 


 

내친 김에 한컷 더!!


 

 


 

요렇게.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온 가족인가 봅니다.

어린 소녀의 즐거움이 전해져와 기분이 더 좋아지네요.


 


 

 

다들 즐거운 설 명절 보내셨길...*^^*


 

 



 

이제 아름다운 이곳을 떠나 다음 행선지로 향해야겠습니다.

 

 


 

일단 배부터 채우고 말이죠.

명절이라 문을 연 곳이 없어 간신히 찾아낸 음식점에서 오후 4시에 늦은 점심(?)을 먹었답니다.

노화도처럼 보길도도 전복으로 유명한지 전으로 전복전을 내어 주네요.

처음 먹어보는 전복전...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