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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백월산 산행과 홍성 맛집 탐방/한용운선생 생가지와 민족시비공원/일미옥 불고기/결성 칼국수/유진식당

ⓡanee(라니) 2017. 1. 18. 01:54


정말 오랜만에 쓰는 산행기네요.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감을 잃어서 어떤 식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지도 쉽지가 않아요.  

아무리 오랜만이라도 빡센 산행을 했으면 구구절절 글이 절로 나올듯도 싶은데  

그동안 고생했다고 짝꿍이 심하게 배려를 해준 덕에 지난 주말에도 그리 어렵지 않은 산행을 해서 '구구절절'은 물 건너 갔답니다.ㅋㅋ  

(사실 앞으로도 상황이 그리 달라질 것 같진 않지만...ㅎㅎ)   

그래서 이번 산행기는 정식 산행기라기보단 홍성의 맛집 탐방 이야기와 산행기를 함께 엮어볼까 해요. 




홍성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간 곳은 산이 아닌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왔다는 유진식당이었어요.

지금까지의 산행에선 산행을 한 뒤 정상에서 준비해간 음식을 먹고 하산 후 저녁을 사먹는게 보통의 순서였지만  

이번 여행은 산행보다 맛집 탐방에 더 비중을 두었던지라 먹거리도 따로 준비해 가지 않고 맛집부터 들렀었답니다. 

소띠인 짝꿍은 사실 소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즐기는 편이 아닌데 라니에게 고기를 먹여주고 싶었는지 갈비탕을 주문하더라구요.

이 집 갈비탕이 한우로 끓인 갈비탕이라면서 말이죠.

갈비가 좀 질긴 감이 있긴 했지만 일단 한우라는 점이 맘에 들어 감사히 맛있게 먹었답니다.

가격도 이만하면 착한 것 같구요. 










갈비탕으로 이른 점심을 마친 우리는 아직도 산행을 시작하기엔 이른 시각이다 싶어 만해 한용운 선생 생가지부터 들러보기로 합니다.

높이도 그리 높지 않은 산행지 (백월산)에서 일몰까지 보고 내려려니 시간이 너무 남기도 했고

독립운동가 집안의 후손인 짝꿍에게 한용운 선생의 생가를 들렸다 오는 일은 더욱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았거든요.

(홍성은 만해 한용운 선생 뿐만 아니라 백야 김좌진 장군과 , 의암 손병희 선생 등 수많은 항일독립투사들을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예요.)





만해문학 체험관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잠시 체험관을 돌아본 후...  




막다른 길목에 위치한 한용운 선생 생가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오른쪽이 1992년에 복원된 한용운 선생 생가이고 가운데 보이는 건물은 한용운 선생 사당인 만해사예요.

싸리 울타리에 둘러싸인 초가집 한채가 전부인 한용운 선생 생가!!

독립운동가이자 시인, 승려로 알려진 한용운 선생은 1879년 이곳에서 태어나셨죠.



민족 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한국의 자주 독립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3·1 만세운동을 주도하기도 하였던 그는

일제의 밑에서는 교육을 시킬 수 없다 하여 자녀들을 학교도 보내지 않고 출생 신고도 하지 않을 정도로 투철한 항일 정신을 갖고 있었다 해요.
시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이나 <복종>은 모르는 분이 없을텐데요 

그 혹독한 일제 치하에서도 붓을 꺾거나 곡필하지 않고 당당히 이런 시를 발표하였으니 참으로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평소 한용운 선생의 시를 유난히 좋아했던 짝꿍이니 이곳을 돌아보며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네요. 










생가 뒷산에는 620m 길이의 산책로를 갖춘 민족시비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산책로 중간중간에 한용운의 `복종', 정지용의 `고향', 이육사의 `절정', 윤동주의 `간',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광복 전후 활동한 민족시인 20명의 작품과 어록이 새겨진 비석들이 세워져 있어...




천천히 산길을 걷다 잠시 멈추어 서서 시를 읽으며 지난날 나라를 위해 몸바친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답니다..




↑↑

만해정




↑↑

시비들






나라 안이 어렵기만 한 요즘

어서 추운 겨울이 가고...




우리 마음 속에 따사로운 봄이 오기를

이 작은 풀꽃을 보며 희망을 가져 봅니다.




이제 이곳도 떠나야 할 시간...




한용운 선생 동상 앞에서 기념 사진 한 컷을 남기고...




백월산 산행을 위해 석련사로 왔습니다.




수덕사의 말사인 석련사는 한 눈에 보기에도 아주 단촐해 보이는 사찰이지만

백제 의자왕 때인 서기 655년에 창건된 오랜 역사의 사찰이라기에 산행에 앞서 사찰을 한바퀴 둘러 봅니다. 




대웅전 뒤로는 산신각이 있고...




산신각 뒤 언덕 위엔 마애관음보살상이 자리하고 있어요.  




이 마애관음보살상은 근래에 조성된 것이라 하며 

마애관음보살상 뿐만 아니라 탱화나 석가모니불 등도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것이라 

고찰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오래된 유물은 볼 수 없었답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낸 우리나라이니만큼 어쩌면 그런 유물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게 더 신기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이제 석련사를 뒤로 하고... 




산길을 찾아 백월산 정상을 향해 올라봅니다.




오랜만의 산행이지만 거친 길이 아니라 그런지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청미래 열매!!

셋이서 의지해 가며 끝까지 버텨내길...화이팅!!




나무 계단 길이 끝나고 정말 삭막한 겨울 산길을 걷습니다.





정상부가 가까워지면서 바위들이 나타나주니 좀 덜 삭막하네요.




앞에는 물고기 바위... 뒤에는 새우 바위...

이곳은 산이자 바다인 모양입니다.





바위 구경 삼매경에 빠져 있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임도에 깜놀하는 우리들!!





정상을 코 앞에 둔 지점까지 차가 올라올 수 있는 산이었다니...ㅋ~

전혀 허망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곤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라니는 아무 말 안했는데

짝꿍이 먼저 그런 줄 정말 몰랐었다고 손사레를 치네요.

지나친 손사레에 오히려 살짝 의심이...ㅋㅋ




이제 정상까지 100m남았습니다.

팔각정 방향은 정상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들르기로 하고 백월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 가는 길목의 코끼리 바위예요.

이쪽에서 보면 분명 코끼리가 맞는데...




뒤쪽에서 보면 강아지 같기도 하고 같기도 하고...

라니는 한참을 이리 서서 바위 감상에 빠져 있었다지요.ㅋㅋ




바위 감상을 끝내고 정상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들!! 





백월산 정상에 섰습니다.





비록 해발 394.3m의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얕으막한 산이지만... 




사방이 탁 트인 정상에서의 조망만큼은 어느 유명한 산 못지 않게 아름다운 산이랍니다.





공리저수지가 보이고...





반대편으론 용봉산이 보입니다.

바위가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가 몹시 흥분하며 올랐던 산이기에 멀리서 바라보는 마음도 남달랐어요. 




하산 하기 전에 들려볼 홍가신 사당팔각정!!

그리고 주차장도 보이네요.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정상석에서 기념샷 한 컷을 남겨봅니다.

함께 찍으면 더 좋았을텐데

카메라를 설치할 만한 지형지물이 마땅치 않아

라니의 독사진만 남겼어요.  






정상에서도 조망 감상에 어려움이 없지만

전망대에선 사진 찍기 더 좋을 듯 하여 전망대로 내려가 봅니다.  




전망대에 내려와 바라본 정상의 돌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홍성 시내






오랜만에 찍는 사진인데 이번에도 그 놈의 미세먼지 때문에 사진이 엉망이네요. ㅜㅜ





전망대를 떠나기 전, 정상에서 못찍은 커플 기념샷을 한 컷 남기고... 





반대편의 팔각정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원래는 이곳에서 일몰까지 보고 내려가려 했는데 일몰까지 기다리기엔 바람이 차게 느껴져서 아쉽지만 일몰은 포기하기로 했어요.





다시 코끼리 바위 앞!!





"넌 누구냐?"

"너의 정체를 밝혀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가신 사당에 이르렀습니다.





홍가신 사당은 1596년(선조 29) 이몽학의 난을 평정한 홍주목사 홍가신과 그 외의 청난공신 등 모두 다섯 분의 높은 위업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인데 이 사당에서는 홍성 읍민들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정월대보름 안으로 인일()이나 묘일() 가운데 길일()을 택해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고 해요.




사당 뒤편에 있는 바위에 올라봅니다.





작은 바위지만 오랜만에 밧줄을 잡아 보니 어찌나 좋던지...ㅎㅎ





바위에서 바라본 백월산 정상이 멋져서 한 컷 담아 봅니다.



바위에서 바라본 팔각정





바위에서 먼저 내려간 짝꿍이 한 컷 담아준다길래 포즈 좀 취해 보았어요.^^





내려올 때는 유격 훈련(?) 하듯이...^^











같은 길로 원점회귀 했기 때문에 하산 과정은 생략하고 이제 홍성의 맛집 두 곳을 더 소개해 볼까 해요.

첫번째 집은 결성 칼국수집으로 <백종원의 3대천왕><생방송 투데이> 등에 나왔던 곳인데 굴칼국수가 유명한 곳이랍니다. 

결성면에 이웃한 보령시 천북면이 굴로 유명하고, 또 다른 옆에 있는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가 새우로 유명한 까닭에 결성면에 굴칼국수 맛집이 많다네요.




굴 좋아하는 라니와 국수 좋아하는 짝꿍에게 안성맞춤인 한끼 식사였답니다.

술과 안친한 우리들은 잘 모르지만 백종원의 평에 의하면 "술 많이 드신 분들이 좋아할 맛"이라며 이곳의 칼국수가 해장에 정말 잘 어울린다고 했다네요. 참고하시길...^^










두번째로 소개해 드릴 홍성 맛집은 일미옥 불고기인데요...




우리는 오후 3시까지 주문 가능한 점심 특선 한우 불고기 시래기밥을 먹었답니다.

가격은 보시는 것처럼 1인당 18,000원이고...




시래기밥은 주문과 동시에 밥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답니다. (15분 정도)





시래기밥이 나올 때까지 고기 먼저 냠냠!!





반찬 가짓수도 꽤 많고 반찬들이 간이 세지 않아서 라니 입맛에 완전 딱 맞았어요.

불고기도 마찬가지고, (많이 달지 않음)




불고기를 먹고 있는 중에 시래기밥이 나왔네요.

된장간장 양념 중에 골라서 비벼 먹으면 되는데 우리는 그냥 우리 스타일대로 둘 다 넣어서 비벼 먹었답니다.





구운 김에다 시래기밥과 불고기를 넣고 싸 먹어도 맛있어요.^^





보기만 해도 흐믓한 "국내산"

우리 몸엔 우리 것이 좋은 거 맞쥬~

맛도 맛이지만 건강한 음식을 먹은 것 같아 아주 기분 좋은 식사 시간이었답니다.